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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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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_PROFILE

온지유는 결혼 3년 만에 드디어 술에 취한 남편 여이현과 잠자리를 가졌지만, 그는 첫사랑의 이름을 불렀다.
이튿날 잠에서 깬 남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고 지유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젯밤 그 여자 당장 찾아내!”...

지유는 스위트룸 문가에 서서 안에서 들려오는 낮은 호통 소리를 들었다. “꺼져!” 그 소리 뒤에는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이어졌다.
지유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스위트룸 안으로 들어갔다. 스위트룸 안은 엉망이었고, 이현은 침대에 앉아 음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매력적이었지만, 잘생긴 얼굴은 어둡게 물들어 분노의 가장자리에 있었다.
지유가 불러온 여자는 놀라서 아무것도 못 했다. 그녀는 벌거벗은 채 어디에 서 있어야 할지 몰라 했고 뭔가 켕기는 듯한 눈치였다.
그래, 지유가 이 여자를 여기 부른 것이다. 지유는 두 사람이 어젯밤 잠자리를 가졌다는 사실을 이현이 아는 게 싫었다.
그들 사이에 계약에 의하면 아무도 모르게 3년간 결혼을 유지하면 바로 이혼할 수 있었다.
지유는 7년째 이현의 비서로, 3년째 이현의 와이프로 있었다.
이현은 지유에게 두 사람은 그저 상사와 부하의 관계일 뿐 이 관계를 뛰어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었다.
지유가 다가서며 말했다. “대표님, 9시 반에 회의가 하나 잡혀 있습니다. 지금 일어나시면 됩니다.”
이현은 차가운 눈동자로 앞에 서 있는 여자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 듯한 눈치였다.
지유는 이를 눈치채고 여자를 향해 말했다. “먼저 가봐요.”
여자는 그제야 한시름 놓은 듯 옷을 들고 급히 나갔다.
이현은 여전히 엄숙한 얼굴로 지유에게 냉랭하게 물었다. “어젯밤 어디 있었어?”
지유는 순간 멈칫했다. 그가 자신을 의심하고 있는 걸까?
지유는 약간 긴장하며 말했다. “요즘 프로젝트가 너무 힘들어서 사무실에서 잠들었어요.”
말이 끝나자마자 이현은 냉소를 흘렸다.
그의 얼굴은 차갑게 변했고, 침대에서 일어나 샤워 타올로 몸을 감쌌다.
지유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눈이 살짝 촉촉해졌다. 이현은 지유 앞에서 항상 꽁꽁 가리고 다녔다. 마치 지유가 그의 몸을 보는 게 역겹다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어젯밤, 그가 침대에서 그녀를 안고 승아라고 생각했을 때는 완전히 달랐다.
지유는 오늘 아침 헤드라인을 장식한 뉴스 하나가 보였다. [신예 가수 노승아, 약혼자와 함께 귀국!]
지유는 그제야 이현이 왜 어젯밤 그렇게 술에 취해 그녀의 품에 안겨 울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는 그녀를 첫사랑의 대체품으로 여겼던 것이다.
지유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지유가 정신을 차려보니 이현은 이미 샤워를 마치고 전신 거울 앞에 서 있었다.
지유가 그쪽으로 다가가 늘 그래왔듯 셔츠 단추를 채워줬다. 그는 그녀보다 훨씬 키가 컸기에, 그녀는 발끝을 세워 그의 목에 타이를 두르기 위해 손을 뻗어야 했다.
그렇게 열심히 이현의 넥타이를 묶어주고 있는데 이현의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귓가에 전해졌다. 이현은 갈라진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지유야, 어젯밤 그 여자... 너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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